나는 오늘 대선에서 찍을 후보를 정했다.




지금껏 보수 후보에게 표를 준 적이 없다.

내가 보수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다.
나는 천주교 신자이고, 남성이고, 이성애자이고, 군필자이며, 대졸자이고, 기혼자이며, 또한 정규직이다.

이런 내가 보수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은 이유는
그들은 항상 현실에서 혼자 이기는 법만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경쟁에서 이기라 했다.
ㅡ 이기면 독식할 수 있으나, 패배하면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들은 언제나 노력을 강조했다.
ㅡ 반만년 우리 역사에 한 줌 밖에 되지 않는,
    그런 위인들이 한 정도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성공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들은 비겁했다.
ㅡ 말로는 노력을 강조하면서 요구하는 것은 언제나 결과 뿐이었다.
    과정을 중시한다고 떠들면서, 정말 과정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는 빨간색의 온갖 음해를 뒤집어씌웠다.

그리하여 그들은,
재벌이 부럽다고 말하면서, 경제적 권력자들에게 아양떨고 자존심을 팔아 콩고물 한 조각이라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은 성질을 참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자기가 속하지 않은 진영에서 작은 설화라도 나오면 인격과 자격을 운운했다.
다른 사람의 패권을 막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권력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갈 때에는 나라가 망한다고 외쳤다.





물론, 그들의 말이 일부 옳다.

내가 개인으로서 현실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들의 말대로 움직여야 할 것이고, 또한 상당부분 그렇게 해 왔다.

그러나 단지 그걸 위해서라면,
왜 나와 우리는 선거를 통해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정치권력을 대표자에게 집중하여 주는 것일까?
그 사람이 나에게 갑질하라고? 그 사람이 지인들에게 돈과 권력을 나눠주게 하려고? 내가 왜 그딴 짓을 해?

결국 정치란,
현재의 사회적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경쟁임과 동시에,
한 개인으로서는 바꿀 수 없는 사회 변화에 대한 열망을 이루어 줄 수 있도록 특정 대표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것이 아닐까??





항상 기다려왔다.

북한을 빼고 진보를 말할 수 있는 좌파를.

그리고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 변혁해야 한다고 외치는 우파를.




물론 그간 많은 우파들이 그렇게 외쳤으나,
외치는 다음 순간 등을 돌리는 꼴을 보면서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싶었다.

유승민도, 검증이 덜 되어서일 뿐 내가 모르는 많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지킨다는 보수의 가치를 알고, 지역감정이라는 기존 정치기반에 의존하지 않은 길을 걷겠다 하는 사람을 발견했다.
어려움을 감수하지 못한 동지들이 변절하는 와중에도, 애초에 어려울 것을 알고 시작한 길이라며 계속 걷겠다는 사람을 발견했다.

물론 유승민이 끝까지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유승민이 쓰러지거나 변절하는 순간까지는,
내가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지지를 보내고 싶다.

나는 이번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에게 내게 주어진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




by 레드진생 | 2017/05/03 00:58 | 창문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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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군철수 탈원전 at 2017/05/03 08:47
종교미신은 인류가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Commented by 레드진생 at 2017/05/03 11:50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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